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발볼이란?

Cycling Wise2008. 5. 5. 22:22

연구 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느끼는 사실 중 하나가 모든 이론이나 글의 가장 핵심은 용어 정의라는 겁니다. 용어 정의가 깔끔하지 못 하면 그 뒤에 오는 모든 전개가 엉망이죠. 그런 건 실제 생활이나 자전거에도 어김 없이 적용됩니다. 특히 자전거 같은 경우는 대충이라는 용어가 난무하고, 용어가 제대로 정의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. 연구에 익숙한 저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뭔가라고 해야 하나요.  

여하튼.. 처음 자전거를 탈 때 피팅을 하려고 하면, 가장 먼저 마주치는 용어 중 하나가 발볼입니다. 저에게는 가장 미스테리어스한 용어 중 하나였습니다. 용어의 정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단어라는 이야기죠.

저 넓은 인터넷 바다의 설명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발에서 가장 넓은 부분을 찾으라는 이야기가 다였습니다. 그럴 때 든 생각이 젠장.. 도대체 젤 넓은 부분이 어디야.. 발 안쪽날이야, 아니면 바깥날인가? 중앙인가? 또 발에서 선을 그으면 가장 넓은 부분이 몇 개나 나오는지도 모르겠다. 결론은 젠장.. 장난하나? 대충 하자였습니다. 어쨌든 그 시절에 젤 짜증나는 단어중 하나가 발볼이었고, 지금도 그게 어딜 의미하는지 나와 있는 곳은 찾기가 힘들더군요. -.-

뭐 어쨌든 각설하고, 좀 더 정확하게 알아보죠. 뭐 어쨌든 항상 글보다는 사진이 가장 쉽죠.

 

FootBall1FootBall2

 

그림이 말 그대로 뼈뿐입니다. ㅎㅎ 일단 손을 들여다보죠. 주먹을 쥐어보면 손등과 손가락 부분이 직각을 이루는 관절이 있습니다. 그 부분을 영어로는 Knuckle라고 하나요. 말하자면 발에도 이에 해당하는 관절이 있습니다. 그림을 보면 빨간 원으로 표시한 부분이 보일 겁니다. 엄지 발가락에서 그 부분을 의미합니다. 뭐 발바닥에서 살집이 도톰하게 붙은 부분을 손으로 조물거려보면 엄지 발가락을 따라서 뼈두개가 마주치는 관절을 만질 수 있습니다. 바로 그 부분이 발볼입니다. 말하자면, 여러 군데서 헷갈리듯이 써놨지만 발볼이라는 용어는 선이 아니라, 위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약간 원형의 구역을 의미합니다.

말하자면 피팅할 때 발볼에 페달 축이 지나가면 된다는 말은 위의 빨간 원형 부분에 페달 축이 걸치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. 그게 어느 각도던 말이죠. 물론 각도가 황당하면 말이 안 되겠지만 말이죠. 어쨌든 라이딩 스타일이나, 외전/내전 등의 발모양, 피팅 방법에 따라서 그 각도는 달라지니 자세한 건 피팅 방법들을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.

근데 사실 발바닥 쪽에서 이 점을 찾는 게 어려운 분들도 많을 겁니다. 도톰한 살 속에서 관절을 찾는게 좀 힘들죠. 그런 분들을 위한 편법을 알려드리자면. 엄지 발가락을 잡고 아래 쪽으로 당겨 보십시오. 그러면 발등 쪽에서 관절이 그냥 보일 겁니다. 왠만한 비만 아니면 손으로 만져 지거나, 사람에 따라서는 걍 보이죠. 그 지점을 발바닥과 연관 시키면 됩니다.

마지막으로 왜 페달 축을 발볼로 하는지 간단히 설명하자면..

가장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페달을 돌리는 건 지레대를 움직이는 겁니다(정확한 건 약간 틀리지만요). 초등학교 때인가요, 그 때 배웠다시피 지레대가 길면 길수록 이익이죠. 그런 면에서 말한다면 발가락 끝에다가 페달을 다는 게 가장 낫겠죠. 근데 이게 실제 상황에서는 틀린 점은 발이 그냥 막대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. 즉, 발은 근육과 뼈로 이루어져 있고, 어느 정도 휘어지죠. 특히 관절 부분은 굽혀지기도 하죠.

여기서 약간 수정을 하자면 가장 단단하게 지지되면서도 가장 긴 지레대를 찾아야 한다로 바꿀 수가 있을 겁니다. 그 부분을 저 위의 뼈 사진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. 뼈 사진을 보면서 발을 조물락 거려 보면 단단한 지레대를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(더 정확히 말하면 또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만, 간단하게 하죠.). 말하자면, 지금까지 한 이야기가 가장 단단하게 지지되면서 가장 긴 지레대를 발바닥에서 찾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.

이 말을 바꾸어서 말하면 파워를 가하려면 지레대를 길게 가고, 편하게 가려면 짧게 가라는 말과도 상통합니다. 또 다른 이야기로는 긴 건 파워, 짧은 건 편안함이라는 이야기입니다. 흔히들 말하는 장거리로 가면 약간 뒤로 보내라는 이야기도 이 말과도 상통합니다. 

여기까지 줄이고, 자전거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.